[상세리뷰] 오디오 강자 젠하이저 무선 이어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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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하이저가 진심으로 내놓은 작품, 모멘텀 트루 와이어리스 2

완전 무선 이어폰이 셀 수 없이 많이 출시된 가운데, 애플의 에어 팟 시리즈는 독보적인 판매량을 보여주며 와이어리스 이어폰의 역사를 새로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리고 제품의 질적으로 생각했을 때 충분히 그의 대항마라고 여겨졌던 이어폰 중 하나가 바로 젠하이저의 모멘텀 트루 와이어리스입니다. 빼어난 음질과 매끈한 디자인 등, 고가의 가격임에도 뛰어난 퀄리티로 오디오 마니아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었죠.

 

그 후로 1년, 전작을 개선해 완벽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진 제품 ‘젠하이저 모멘텀 트루 와이어리스 2 (Sennheiser MOMENTUM True Wireless 2)’가 정식 출시되면서 많은 오디오 파이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젠하이저 모멘텀 트루 와이어리스 2를 얼핏 보면 이전과 거의 차이가 없는 디자인이라 같은 제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긴 합니다. 패브릭으로 고급스러움을 느끼게 하는 충전 케이스는 여전히 USB-C 단자를 포함했고 뚜껑의 힌지는 굉장히 높은 탄력과 적당한 세기의 자석을 탑재해 열고 닫을 때마다 딱딱 기분 좋은 손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다만 케이스가 무선 충전을 지원하지 않는 점은 못내 소소한 아쉬움으로 남네요.

 

유닛의 전체적인 모양은 이전과 거의 유사하지만 크기가 전보다 약 2mm 정도 줄어들어 소형화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미세한 차이지만 착용 시 더욱 개선된 부드러운 피트감을 느낄 수 있고 시각적으로도 훨씬 깔끔한 인상을 줍니다.

 

이어 버드 한쪽의 무게도 6g에 불과하고 외압이 크게 느껴지진 않으며 고정력이 뛰어납니다. 다만 유닛 크기 자체는 여전히 좀 큰 편이고 귀에 접촉하는 면적이 많기 때문에 오랜 시간 착용하면 약간의 압박감이 있습니다.

젠하이저 모멘텀 트루 와이어리스 2에는 외부 소음을 상쇄하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새롭게 탑재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마이크가 추가로 탑재된 것을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노캔의 체감 성능을 따져보면 상위급에 충분히 포함됩니다.

 

애플 에어 팟 프로와 견줘보자면 저음부를 약간 덜 잡아내는 듯하나 먹먹한 느낌이 거의 없고 상쇄 성능이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시끄러운 길거리나 소리가 반사되어 울리는 통로 공간 등에서는 그 지저분한 소음을 확실하게 잡아줍니다.

 

마이크의 준수한 수음 능력에 음질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소음 상쇄 주파수 발산, 유닛 하우징 자체의 설계 구조에 따른 뛰어난 기본 밀폐력이 함께 밸런스 있게 조화되어 충분히 만족스러운 소음 차단 능력을 느끼게 합니다. 최상급의 노이즈 캔슬링이라기에는 과장이라 할 수 있어도, 적어도 다른 이어폰들과 비교되어 평가절하될 만한 수준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통화 품질의 경우 ANC용 추가 마이크 덕분에 향상된 퀄리티를 기대했었는데, 생각보다 뛰어나진 않았습니다. 오래전 유선 전화 시대의 그것처럼 목소리 수음 음질이 조금 둔탁하게 전달되는 느낌이고 그게 이번 제품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이어폰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음질에 있어서 만큼은 온 힘을 쏟아부어 예쁜 소리를 만들기 위한 튜닝을 했다는 느낌을 줍니다. 스펙을 살펴보면 7mm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탑재, 응답 주파수는 5 – 21,000 Hz, 5.1 버전의 블루투스에 코덱은 SBC, AAC 그리고 aptX를 지원해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을 가리지 않고 무선으로도 준수하게 좋은 음질을 즐길 수 있습니다. 지하철 7호선과 2호선 등의 출퇴근 시간에도 음악이 끊기거나 튀는 현상이 없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젠하이저가 들려주는 음색은 쫄깃한 저음역과 묵직하게 힘이 실린 중음, 기분 좋은 청량감의 상쾌한 고음, 그리고 차가운 듯 세심하게 모든 걸 표현해내는 중~고음역과 폭넓고 디테일한 잔향 감까지 어느 하나 인상적이지 않은 부분이 없습니다.

 

화이트 노이즈나 잡음 없이 적막하고 깨끗한 배경에 전체적으로 화사하고 다이내믹한 느낌의 해상력이 느껴집니다. 단단하면서 공명감이 살아있는 저음역 펀치 감, 적당히 몽글거리면서도 쫄깃한 부스트가 기분 좋게 들려오며 이게 바로 맛있는 음악이라는 걸 알려줍니다.

 

톡톡 쏘는 청량감을 가진 고음역에 현장감 넘치는 분위기를 돋우는 높은 해상력과 뛰어난 분리도는 특히 어쿠스틱 기타가 싱싱하게 찰랑일 때 매우 큰 상쾌함을 전해줍니다. 무선 이어폰 중에서 독보적인 표현력을 가졌다고 생각됩니다.

 

에어 팟 프로의 음색이 준수하다 못해 모든 소금과 설탕을 빼고 건강만을 생각한 퍽퍽한 닭가슴살 같은 느낌이라면, 젠하이저 모멘텀 트루 와이어리스 2의 음색은 사운드 표현에 있어 본연의 가치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특유의 튜닝 향신료로 살짝 감칠맛을 주며 기본과 개성을 함께 잘 잡은 듯한… 훈제 바비큐 같습니다. 

 

전작도 음질 만큼은 최고로 평가받았는데, 이번 제품 역시 마찬가지로 와이어리스 이어폰계의 최고 음질 자리를 충분히 노릴 만합니다.

젠하이저 모멘텀 트루 와이어리스 2의 다른 강점 중 하나는 전용 앱입니다. 인터페이스 디자인이 깔끔하며 이어폰 페어링부터 조작 등의 사용법을 쉽게 알 수 있는 건 물론, 양쪽 유닛의 터치패널 기능을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습니다.

 

이퀄라이저 조절도 가능하지만 이는 주파수 영역별로 세세하게 조절하는 방식이 아니라 전체 그래프 위에서 한 개의 포인트만을 사용해 조절이 가능합니다. 저음역 강화에 포인트를 놓으면 그것에 맞춰 다른 중/고음역대가 서로 최대한 조화를 이루도록 알아서 조절되는 느낌이죠. 조작이 쉽고 직관적이긴 하지만 좀 더 세밀하게 원하는 튜닝을 할 수 있도록 일반적인 이퀄라이저 조절 기능도 지원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편의성에도 전반적으로 좋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양쪽 이어 버드의 터치 패드를 통해 재생 제어부터 노캔, 주변 소리 듣기, 볼륨 조절까지 거의 모든 기능을 조작할 수 있어서 편리합니다. 귀에서 빼내면 음악이 멈추고 끼우면 다시 재생되는 기능도 있습니다.

 

배터리도 전보다 늘어난 이어버드 단독 7시간 재생이 가능하고 10분 충전하면 1시간 반 정도 사용이 가능하며 케이스를 통해 최대 28시간까지 지속됩니다. 배터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소모되는 등의 현상은 없었습니다.

젠하이저 모멘텀 트루 와이어리스 2를 사용해보면서 느꼈던 소감을 종합하자면 웰메이드 이상의 제품임이 분명하다는 것입니다. 좋은 음질은 물론 몰입에 도움이 되는 노캔과 안정적인 무선 연결, 앱을 비롯한 각종 편의 모드가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제품의 국내 출시 가격은 399,000원으로 상당한데 조금이나마 할인된 가격에 구할 수 있다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만하다고 봅니다.

GOOD
– 와이어리스 이어폰이라고는 믿기 힘든 호쾌 통쾌 묵직 청명한 음색
– 기본 이상 성능은 보여주는 노이즈 캔슬링
– 크게 인위적이지 않고 편안한 주변 소리 듣기 모드
– 부드럽게 밀착되는 피트감
– 거의 모든 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 편리한 터치 컨트롤
–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재질
– 안정적인 무선 연결
– 오래 가는 배터리

BAD
– 무선 충전을 지원하지 않는 케이스
– 멀티 포인트 미지원 (멀티 페어링만 지원)
– 기대에 비해 다소 부족했던 통화 품질
– 오랜 시간 착용 시 약간의 압박감
– 저렴하지 않은 가격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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